Cherry stream TKL
키보드를 하나 더 들였다. 펜타그래프로다가.
키보드를 살 이유가 없는데 단순히 호기심에 구입했다.
얼마전에 다나와 사이트에서 펜타그래프 방식의 신상품을 조회하던 중 이 키보드가 떡하고 자리잡고 있었다. 뭔가 20년 전 즈음에 유행한 펜타그래프 키캡으로 요즘 보기 힘든 키보드 형태여서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거기다가 유명한 기계식 스위치를 만드는 회사인 체리에서 만든 키보드라서 일단 사자! 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이 제품을 처음 볼 당시만 하더라도 환율이 1달러에 1200원대에 였고 아마존에서 29달러에 판매하고 있어 환율이 조금 더 떨어질때 까지 기다렸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달러가 폭등을 하더니 1400원을 돌파하여 29달러 짜리 키보드가 배송비를 포함해 5만원이 되어버렸다. 보급형인 키보드에 5만원을 투자하기는 돈이 아까워 접으려 하는 찰나 갑자기 아마존에서 21달러로 할인을 하기에 그냥 구매를 하게되었다. 사실, 처음 본 순간 바로 구입을 했더라도 이번에 구입한 비용과 별반 차이가 없을것이다...ㅠ
우리나라 시간으로 9월 19일에 주문하여 9월 25일에 제품을 받을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토요일 늦은 밤에 배송이 되어서 월요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제품을 써 볼수 있었다.
에어캡조차 없는 그냥 종이 봉투로 포장되어 배송된다. 그러나 제품 상자에 아무런 상처 없이 깨끗하게 왔다. 아마존의 자신감인가? 직배 8달러면 그냥 배대지 안거치고 직배하는게 상당히 만족스럽다. 허허헣ㅎ헣
패키징도 엄청 단순하다. 친환경 제품이라고 언급해놓았듯, 비닐 대신 종이로, 케이블 타이 조차 종이 질감 재질이었다.
그것보다 처음 들자마자 느낀것은 키보드가 얇은데 엄청 무겁다는것이었다. 텐키리스인데도 무려 680g 이라 한다. 들어보면 부피감이 있는 기계식 키보드보다 얇아서 더욱 무겁게 느껴졌다.
요즘 판매되고 있는 펜타그래프 형식의 키보드들은 대부분 아이솔레이션/치클릿 이라는 명칭으로 키캡들이 서로 멀찍이 떨어진 채로 출시된다. 한동안 그냥 옛날의 펜타그래프 방식의 제품들이 그리웠다. 어릴 때 심심해서 이마트나 롯데마트에서 펜타그래프 키보드를 하나씩 눌러보고 얇다고 감탄 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고, 그래서 더 사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무튼 이런 모양의 키캡을 가진 펜타그래프 키보드는 2000년대 중반에 출시된 아이락스 KR-6170 제품을 제외하고는 죄다 단종 되어 찾아보기도 어렵고, 텐키가 있어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했기에 구매하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이 키보드는 텐키리스 제품에다가 키캡 또한 옛날 방식 그대로다. 그렇다. 타이밍 보고 질렀다.
멤브레인
- 키캡의 밑에는 고무로된 멤브레인 고무가 탄성을 만들어주며 받쳐주고있다. 생각보다 탄탄하게 받쳐준다.
- 옛날 방식의 펜타그래프로 요즘 나오는 펜타그래프에 비해 스트로크 길이가 조금 더 깊다.
- 키캡이 아이솔레이션/치클릿 방식과 달라서 손가락으로 눌렀다가 빨리 떼면 찰찰거리는 소음이 약간 생긴다. 묵직한 키캡을 사용하던 사람들은 여기서 저렴하게 느낄수도??
키캡
- 이 제품의 키캡에는 신기하게 펄이 들어가있으며 밤에 저조도의 ISO로 찍은 사진 마냥 자글자글한 무늬가 있다. 위의 사진 그대로다. 그 덕분에 유분이나 지문이 남지않아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개봉할때만 펄이 확실하게 느껴지는듯 합니다. 지금은 펄이 거의 없습니다.
- 하단의 Ctrl, Win, Alt 키캡이 굉장히 길다. 그로 인해 스페이스바의 길이는 약간 작다.
레이아웃
- 키보드 배열의 크기와 구성은 일반적인 TKL 키보드와 동일하다.
- 멀티미디어 키들은 멤브레인 방식인듯하며, 멀티미디어 키의 상단부분은 섀시에 고정되어있고, 하단부분만 아래로 눌리는 방식이라 키감이 다소 이질적이다.
인디케이터
- Caps Lock, Scroll Lock 키 오른쪽 하단의 작은 점에서 빨간색으로 점등된다.
이제 등짝을 한번 보자
보통 키보드들과달리 굉장히 많은 범폰들이 있다. 무거운 키보드에다가 사방으로 범폰들이 위치해있어 타이핑 할때 밀림이 적고 책상에 올려놓으면 보강판과 함게 굉장히 탄탄한 타이핑 느낌을 전해준다.
약간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 부분이다.
키보드 받침대가 굉장히 세게 고정이 되어있다. 보통 키보드 받침대 열듯이 열다가 안열려서 생각보다 강한 힘을 가해서 열었다. 저기 고정하는 플라스틱의 강도를 희생해서 이런 구조물을 만들었나보다. 무튼, 받침대에는 범폰이 달려있지않다.
참고로 분해하려면 별나사가 필요하다. 별나사를 사용해보질 않아서 사이즈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 중요한것을 안썼다.
펜타그래프 키보드들은 대부분 동시입력이 고르게 작동하지 못한다. 이 키보드는 테스트 해보니 최대 6키까지 동시 입력을 인식했다. 하지만 특정 키들만 그렇게 작동을 했고 보통은 4키, 최저는 3키였다. a,s,d 를 동시에 누르면 그 외의 키는 더이상 인식하지 못한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극구 피해야 할 키보드다. 정말 사무용이다.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장점
1. 옛날 방식의 펜타그래프 키캡
2. 탄탄한 키감 ( 펜타그래프 방식의 특성, 기계식에 비하면 키압이 다소 높음 )
3. 저렴한 가격
4. 친환경??...
5. 널찍한 Ctrl, Alt 키
단점
1. 일체형 케이블
2. 무거움
3. 펜타그래프 안쓰는 사람은 적응하기 어려울 듯
4. 아이솔레이션/치클릿 방식에 비해 높은 오타율
5. 키캡 아랫부분 청소 어려움 ( 키캡 분해 어려움 )
6. 처참한 동시입력
단점이 많이 썼지만 실제로는 꽤나 좋은 키보드이다. 이전에 쓰던 Thinkpad USB compact trackpoint keyboard는 상자속에 넣어버렸다. 펜타그래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정해진 위치에 정확히 척척척척 들어가는 느낌을 줘서 묘하게 느낌이 좋다. x220에서도, 트랙포인트 키보드에서도 느낄 수 없는 느낌이다. 동일한 사용환경으로 통일한다면 즉, 키캡의 높이와 동일한 높이의 팜레스트를 받쳐서 사용한다면 x220을 충분히 상회하는 키보드라 생각한다.
내가 타이핑하다 손목이 아플 때 자세를 보면 키를 누르는 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진 네 손가락은 무의식적으로 띄우고 있었다. 이 키보드는 손가락을 키캡위에 올려도 높은 키압으로 입력이 이뤄지지 않기에 모든 손가락을 키캡에 띄우지말고 그냥 올린상태로 사용하는게 손목에 무리가 덜간다. 참고로 키보드 받침대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낮은 상태로만 사용한다.
기계식의 느낌도 물론 좋지만 키보드의 높이가 높아 손목받침대에게 소중한 책상공간을 내어줘야만 한다. 이게 싫어서 펜타그래프방식을 더 좋아한다. 낮은 키보드이지만 밑에 얇은 책을 손목받침대처럼 사용하면 더욱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가지고 있는 키보드의 종합적인 순위를 대충 매기며 마무리하겠다
1. Cherry Stream TKL
2. Thinkpad Usb Trackpoint Keyboard
3. Thinkpad T490
4. Corsair K70 TKL (손목 받침대의 필요성이 순위를 끌어내림)
5. k380
6. k120
18. Thinkpad x61
저렴한 엔트리 제품이 만족스러운것이 굉장히 오랜만이라 반갑다. ㅎㅎㅎㅎ
@2022.10.09.
다시 트랙포인트 키보드로 돌아왔다.
장시간 타이핑을 하다 보니 손목에 통증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트랙포인트 키보드를 사용할 때에는 손목에 통증이 없었다. 그래서 상자안에 모셔놓은 트랙포인트 키보드를 꺼내서 비교해 본 결과 Cherry stream 키보드의 높이가 조금 더 높았다. 물론 펜타그래프 키보드라서 일반 키보드들보다 높이가 훨씬 낮은데 이전에 쓰던 트랙포인트 키보드에 비해면 조금 더 높다. 기본적인 플라스틱 섀시의 높이에다가 키캡의 높이가 다소 있다보니 약간의 차이에도 체감이 두드러졌다. 그렇다고 이전에 기계식 키보드에 쓰던 손목 받침대를 쓰기에는 너무 높고, 번거롭게 자리를 차지하느니 예전 사용하던 키보드를 다시 사용하는게 낫지 않나 싶어 다시 되돌아왔다.
강한 반발력이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키감은 확실히 Cherry stream이 좋다. 다만 손목의 건강을 생각하면 바닥처럼 낮은 키보드가 제일 편한것 같다. ㅎㅎㅎ
@2023.07.10.
나는 x220보다는 이게 더 낫다. 사람들은 이 키보드가 그냥 일반적인 펜타느낌이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