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61 키보드 교체
이전에 중고로 구매했던 Thinkpad X61.
물론 구석에 처박혀있긴 했지만 신기하기도 해서 이리저리 뜯어보고 만지다보니 키보드가 맛탱이가 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b,g,t 키가 인식이 안되다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키들이 안되었다. 트랙포인트마저 역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고장나서 커서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다시 뜯어서 보니 키보드의 필름 케이블이 일부 단선되어 있었다.
이 키보드가 사람들이 좋다고 칭찬할만한가 의문이 들어 다른 키보드로 내심 교체하고 싶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정품같아보이면서도 저렴한 제품을 주문했다. 환율이 이렇게까지 안올랐으면 좀 더 저렴하게 구매했을건데....
제품은 스티로폼 사이에 끼워져 멀쩡한 상태로 잘 도착했다. 알리익스프레스라서 그냥 비닐포장에다가 보낼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무튼 제품을 받았는데 x61에 있던 한글 키보드랑 느낌이 사뭇 다르다...
무광코팅을 다시 했는지 아래의 키보드의 번들번들한 느낌이 사라져 매끈매끈한 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흰색으로 있어야 할 글자에 약간 누런 빛이 돌고, 보라색인 엔터키는 한층 더 톤이 다운된 보라색보다는 물빠진 남색이었다. 무튼 뒤집어보아도 스티커가 똑같이 되어있어 정품은 확실하다고 느꼈지만 외국 키보드들은 이렇게 출시했나보다 하고 넘어가려고 했다.
근데 저기 저 키캡 사이에 뭔가 보이기 시작하는것이었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몇가닥의 털이 아니라 여러개의 털이 꼬여있었고 그 주변으로 각질이 쌓여있었다. 이게 뭔가 하고 다시 알리익스프레스로 들어가 확인해보니 (상태 : 사용)이라는게 (state : used) 이 뜻이었다. 제품 설명을 잘 확인하지 못한 내 불찰이겠거니 솔로 문지르면 제거되겠거니 넘어가려 했는데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잉??? 보라색 플라스틱 캡 어디감? 게다가 더럽다...
트랙포인트 캡에 떨어지면 안되는 보라색 플라스틱이 같이 딸려나왔다.
플라스틱에 순간접착제로 떡칠이 되어있어 번들번들거리는거는 덤이요, 캡이랑 분리하려고 핀셋으로 집으니 그냥 바사삭 으스러졌다. 나가리됐다...
그래도 뭐 끼울수는 있으니 다시 키보드에 끼워서 사용해보니 헐렁해서 굉장한 이질감이 든다. 저 부분만 구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워낙 오래된 상품이기도하고 찾기도 어렵다.
키보드는 키감도 동일한 정품인데 키캡은 도장을 다시 한건지 코팅이 안된 부분이 모서리부분에 군데군데 보였다. 품질이 좋지 못하였으며 가장 문제는 트랙포인트였다. 작동은 하지만 부서져버린 부품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용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x61에 다시 연결하니 잘 작동은 하는데 그냥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환불 요청을 해버렸다.
이 문제와 약간 더러운 키보드라는 것만 제외하면 정상적으로 잘 작동하는건데 사실 돈날리고 시간 날렸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x61.
그냥 궁금해서 t8300 의 성능이 어느정도인지 검색을 해보니 벤치마크 830점이 뜬다. i5-2410m이 2400점 정도 나오는걸로 알고있는데 확인하니 '사용하면 안되겠구나'라고 한번 더 느꼈다. 발열이 장난이 아니길래 배아플때 온찜질용으로 쓰려고했는데 그냥 곧 중고로 팔아야겠다.
@ 2022.09.29
알리익스프레스의 분쟁이 생각보다 진행이 잘 안된다.
판매자는 키보드를 부순것은 구매자라서 무조건 나에게 책임을 덮어씌우고 있고 나는 상품을 정상적으로 검수하지 않은 판매자를 탓하고 있다. 물론 100%의 책임을 떠맡아야 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판매자와의 중재 과정은 굉장히 지저분했다.
2만원에 키보드를 구입했는데 비정상적인 제품을 받았고, 내가 반품을 안한다는 조건으로 1만원 부분환불을 신청했으나 고작 들어온 돈은 3900원이었다. 이 과정에 대한 증명이 이메일로 오는데, 내가 자주 사용하지 않는 이메일이라 제때 확인하지 못했다. 그런채 재분쟁을 신청하여 첫 분쟁에 사용했던 동일한 사진을 보냈더니, 이번엔 알리익스프레스측에서 분쟁을 완전히 종료시켜버렸다.
그래도 한줄기 빛은 어디서 새어나오는 법, 알리익스프레스 고객센터다. 웬만한 요청사항은 친절하게 말하면 원하는 바를 잘 들어주기 때문에 너무나도 좋았다. 중요한것은 상담사분 칭찬까지 섞어가며 상담하면 굉장히 쉽게 술술 풀린다. 무려 분쟁 처리과정에 내가 블랙 컨슈머가 아님을 상담사가 어필해줄거라고 한다.
재분쟁 신청의 결과가 반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증거를 제출할 수 있게 되어 며칠간 어떻게 조정이 진행되는지 지켜봐야겠다.
@ 2022.10.05
분쟁 신청이 반려되었다.
부서진것과 작동하는데 이상이 있음을 보여주려고 동영상을 만들고 무려 처음으로 유튜브에 업로드를 했는데 반려되었다. 동영상에서 트랙포인트로 마우스 움직이는거는 보여줬거든. 아무튼 움직인다 그것때문인가... 아오, 지금 생각해도 빡친다.
검수도 대충해서 트랙포인트랑 같이 딸려나오고 쉽게 부서지는 플라스틱을 보내놓고 내가 부서뜨렸다고 하니까 참 적반하장이다. 분명 심각한 하자가 있는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20% 밖에 환불받지 못했다. 그냥 이번에 똥 제대로 밟았다고 넘기려고 한다.
알리에서 정상적인 상태를 바라는 제품은 절대 사지 않겠다고 매일 다짐하고있다. 매일매일...ㅂㄷㅂㄷ